대한민국 오컬트 작품 중에 손에 꼽히는 영화 '검은 사제들'의 줄거리와 배경지식 그리고 제작 과정 이야기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영화 '검은 사제들'을 보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배경지식
영화 '검은 사제들'은 정재현 감독의 한국종합예술학교 졸업 작품인 '12번째 보조사제'를 장편 화한 작품입니다. 먼저 원작을 알아보자면, 전주국제영화제 감독상과 미장센 단편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단편영화로 이미 인정받은 작품입니다. 본격적으로 영화 내용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영화 '검은 사제들' 내에서는 '퇴마'라는 단어 대신에 '구마'라는 단어가 주로 사용됩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한국가톨릭대사전에 나온 '구마'란 사람이나 사물에서 악마나 악의 감염을 몰아서 내쫓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신중을 기해야 하기에 교회법에서는 이를 행하기 전 주교에게 허가받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 구마의식이 행해지기 전에 주교를 비롯한 가톨릭 고위 관계자들이 논의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추가적으로 2014년에 로마 교황청 프란치스코 교황은 '국제퇴마사협회'를 처음으로 인정했다고 합니다. 퇴마사 혹은 엑소시스트라고 불리는 이들을 가톨릭에서는 악마를 쫓아낸다는 뜻으로 '구마사제'라는 호칭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또한 영화에서 나오는 '장미십자회'는 17세기에서 18세기에 실제로 유럽에서 활동한 가톨릭 비밀 단체의 이름인데 그 이름을 빌려왔다고 합니다. 또한 '12 형상'은 예수의 12제자와 동양의 12 지신 등을 떠오르게 만들 수 있어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악령이 중국어, 라틴어, 독일어 등등의 언어를 사용한 이유는 5천 년 간 세계 이곳저곳을 떠돌았다고 가정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극 중 최준호의 세례명이었던 '성 아가토'는 알렉산드리아에서 순교한 '구마자'라고 합니다. 세례명부터가 구마사제가 될 운명이었다는 걸 짐작하게 합니다.
'검은 사제들' 줄거리 알아보기
그렇다면 이제 영화 '검은 사제들'의 줄거리를 알아보겠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2015년 서울, 뺑소니 교통사고 이후 의문의 증상에 시달리는 한 소녀가 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이영신'입니다. '영신'은 김범신 신부가 사목 하던 가톨릭 평신도인 고등학생이었습니다. 알 수 없는 증상에 시달리다가 결국 창밖으로 투신했습니다. 영신이는 다행히 죽지 않았으나 혼수상태에 빠지고 맙니다. 그리고 잦은 돌출 행동으로 가톨릭교회의 눈 밖에 난 '김범신 신부'는 구마 의식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모두의 반대와 의심 속에서 영신이를 구하기 위한 자신만의 계획을 준비합니다. 자신의 계획을 실행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자격에 부합하는 또 한 명의 사제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모두가 기피하는 가운데 신학생인 '최준호 부제'가 선택되었습니다. 그는 시험 중에 커닝을 하거나, 몰래 만화책을 보거나, 무단 외출을 하여 술을 사 와서 먹는 등 신학교 내에서 사고뭉치로 유명했습니다. 그런 그가 구마의식에 필요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기에 김범신 신부는 그를 선택하게 됩니다. 그러나 최준호에게는 김범신이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임무가 주어집니다. 바로 '김범신 신부'를 돕는 동시에 감시하라는 미션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영신이를 구할 수 있는 단 하루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철저한 준비 끝에 김범신 신부와 최준호 부제는 모두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예식을 시작합니다. 절대 쳐다봐서도, 존재를 드러내서도 안된다. 과연 이들은 소녀를 구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그들은 소녀를 위해 위험천만한 곳으로 들어갑니다.
영화 제작기와 여러 에피소드
마지막으로는 이 영화 제작 과정에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장재현 감독은 이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서 엑소시즘을 다룬 원서인 '로마 예식서'를 읽었다고 합니다. 이에 더해 가톨릭 구마의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서 3년 동안 성당을 다니면서 가톨릭에 대해 공부했다고 합니다. 정말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이 작품의 '송대찬' 프로듀서는 '구마'는 일종의 고해성사 같은 것이기 때문에 절대 밝힐 수가 없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 이유는 악마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내용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영화는 OST 또한 많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성당과 사제가 주인공이라서 오르간 녹음을 해야 했다고 합니다. 이에 국내에 6000개의 파이프로 된 오르간이 있는데 당시 가격으로 따지면 65억 원 정도 되는 이 오르간으로 녹음 작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원래는 절대 빌려주지 않는 오르간이지만 이 영화를 힘들게 빌린 것 같습니다. 또한 구마의식 중에서 '최준호 부제'가 부른 노래가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 노래는 '파스카의 희생양을 찬미하라'는 뜻을 가진 성가입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등장한 향로, 종, 돼지, 창은 실제 구마의식에서는 사용되지 않지만, 영화를 위해서 제작한 도구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굳이 왜 돼지가 등장했느냐에 대해서 궁금하실 것 같아서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여러 이유가 있지만 신약 성경 복음서 구절에서 돼지를 언급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